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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들이 ‘해외직구족’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주식 직접투자가 제한된 은행들도 펀드 판매를 통해 해외투자 고객 잡기에 나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미국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자산운용사와 공동 기획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이 판매채널인 은행에 펀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를 요청하는 등 영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해외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 전경. /UPI 연합뉴스
KB국민은행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협업해 만든 맞춤형 해외펀드 ‘미래에셋글로벌넥스트노멀펀드’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출시된 이 펀드는 앞으로 미래 10년을 주도할 산업에 속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해외펀드로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과 알리바바 그룹이 투자한 중신21세기유한공사, 미국 원격의료업체 텔레닥 등에 투자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은행 WM(자산관리) 부서에서 인기가 많은 해외 기업을 담은 펀드를 달라고 요청이 자주 들어온다"며 "그만큼 은행도 해외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앞다퉈 해외펀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미국증시 활황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펀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는 비교적 소액으로 여러 해외주식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 중심의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찾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며 "특정 미국 주식 비중이 높거나 미국 내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를 찾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업계가 해외주식 직접투자 마케팅 경쟁을 펼치는 것이 한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은행도 해외투자 상품을 강조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기도 했지만 잘 나가는 미국주식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 6개월간 해외주식형 펀드 중 미국 주식형 펀드와 선진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각각 3444억원, 223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형 펀드와 글로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각각 5.26%, 3.03%로 국내 주식형 펀드(-2.33%)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의 해외펀드 판매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에서 연이어 사고가 터지면서 당분간 은행들이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해외펀드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민 기자 sea_through@chosunbiz.com]

[이윤정 기자 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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