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부채 한도 협상은 증시 부담될 듯주 후반 발표되는 미 시간당 임금 상승률, 투자심리에 영향중국 전력난도 국내 증시에 악재지난주(9월 27~10월 1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106.06포인트(3.39%) 내린 3019.18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1조5615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5810억원을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이 2조843억원을 순매수하며 3000선 붕괴를 막았다.코스피지수는 9월 27일과 9월 30일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고, 하락한 거래일은 모두 1% 이상 지수가 급락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 문제가 시한을 얼마 안 남겨둔 상황에서 협상이 답보를 보인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업종별로 보면 의약품(-5.83%), 철강·금속(-5.66%), 음식료품(-4.16%), 종이·목재(-3.75%), 섬유·의복(-2.29%), 화학(-1.31%)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된 비금속광물(2.12%) 업종은 상승 마감했다.서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산업재 전반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다 보니 이런 물가 상승이 기업들의 비용 부담으로 연결되고 경기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보통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산업현장에 근로자들이 복귀하지 못해 물류대란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일종의 물류 공급망 붕괴다. 이런 식으로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물가 상승이 발생하면 물가 상승이 다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고 결국 물가는 상승하면서 경기는 악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증시가 이런 우려 때문에 힘을 못 쓰고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난 1일(현지 시각) 마감한 뉴욕증시는 국채금리가 1.5% 아래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인데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2.54포인트(1.43%) 상승한 3만4326.4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50포인트(1.15%) 상승한 4357.0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8.12포인트(0.82%) 오른 1만4566.70으로 거래를 마쳤다.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NH투자증권은 이번 주(5~8일) 코스피 지수가 3000에서 3150선의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이번 주에도 국내외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5일에는 한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유로존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같은 날 미국 9월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9월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지수도 확정된다.주 후반인 8일(이하 현지 시각)에는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와 시간당 평균 임금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4일과 8일에는 각각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와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도 공개된다. 두 총재 모두 내년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의결권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이들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다음 주 국내 증시도 확산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관련이 높은 9월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이 투자심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한 미국 의회의 부채 한도 조정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 한도 협상 계속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듯증권가는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국 지표들보다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이 더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상원은 아직 정확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 중 부채 한도 협상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미국 의회가 다음 달 중순까지 부채 한도를 상향하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초유의 디폴트(국가 채무 불이행)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의회 지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의회가 다음 달 18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비상조치의 재원이 소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직 상원은 공화당의 반대로 부채 한도 유예 또는 증액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임시 예산안이 통과돼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중단)은 막았지만, 부채 한도와 관련된 협상은 통과되지 않았다”라며 “부채 한도 협상이 어떤 식으로 해결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부채 한도 협상 교착상태에 따른 불안감이 증시에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된 상태라 부정적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이라면서도 “계속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 증시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고 언제쯤 협상이 타결될지가 (투자심리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의 한 식당에서 지난달 29일 정전사태가 빚어지자 한 남성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중국은 전력 부족 탓에 전국 31개 지역 가운데 20개 지역에서 전력 공급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 AP·연합뉴스美 임금 상승률과 中 전력난도 증시 불안 요인8일(현지 시각) 공개되는 미국의 9월 시간당 평균 임금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지표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규모와 함께 한국 시각으로는 금요일 저녁에 발표돼 주 중 증시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다만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들이 이 지표의 결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발표가 임박한 주 후반이 되면 미국 임금 상승률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에 확산할 수 있다.시장에선 9월 미국의 시간당 임금이 전년 동기보다 4.6%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예상치가 맞으면 지난 8월 상승률(4.3%)에 이어 임금 상승률 상승 폭이 확대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이 물가 지표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발표되기 때문에 주 후반으로 갈수록 이 지표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임금 상승 압력이 얼마나 높을지, 이것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부담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한편 중국의 전력난도 이번 주 국내 증시에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역대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고 이 때문에 현지 공장 가동도 지연되고 있다. 전력난이 중국 경제의 둔화로 이어질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은 앞으로 2주 정도 버틸 분량만 남았다. 이에 따른 생산 부진으로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성장률(GDP)을 하향 조정했다.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2%에서 7.8%로 0.4%포인트(P) 내렸다. 노무라증권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2%에서 7.7%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0.5%포인트 정도 하락한다고 추산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와 관련이 있는 국내 산업재 업종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