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오는 26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23일 제 10차 회의를 통해 박 회장의 안건 대부분에 찬성 의견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왼쪽부터). /금호석유화학 제공수책위는 박 회장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의 선임안에 모두 찬성하는 반면 박 상무 측의 후보 선임안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 측은 황이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대했다. 박 상무 측이 추천한 후보는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 사무소 대표, 민준기 변호사,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등 4명이었다.수책위는 배당에 관해서도 박 회장 측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보통주 1주당 4200원을, 우선주 1주당 4250원을 배당하는 안을 올렸다. 박 상무는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의 배당안을 상정했다. 수책위는 다만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박 회장과 박 상무측 안을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 측은 백종훈 전무를, 박 상무 측은 자신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대한 바 있다. 수책위 측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두 후보가 서로) 경합하는 사항이 아니므로, 개별 판단하여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조원태 회장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이날 수책위는 대한항공·한진·CJ대한통운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도 함께 심의했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제공먼저 수책위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임채민·김동재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반대를 결정했다. 수책위 측은 "아시아나 인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실사를 하지 않았으며, 계약상 불리한 내용 등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반대 사유를 설명했다.한진 주주총회 안건 중에서는 이사회의 정원을 증원하는 주주 제안과 김현겸 사외이사 선임안, 한우제 비상무이사 선임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정갑영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할 사유가 없다"며 찬성을 결정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후보 전원 재선임에 반대 결정수책위는 이날 우리금융·신한금융·KB금융·NH투자증권 등 4개 금융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서도 심의했다.우리금융의 경우, 모든 사외이사 후보의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앞서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전지평 베이징 FUPU DAOHE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정찬형 전 포스코기술투자 사장의 재선임안을 상정했다. 수책위 측은 "해외 금리 연계 집합 투자증권(DLF)의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소홀했다"며 사외이사 후보들의 선임안에 반대한 이유를 설명했다.수책위는 아울러 우리금융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에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원덕 사내이사의 선임안에 대해서는 찬성을 결정했다.수책위는 반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이사·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수책위 측은 "금융위원회 등 국가기관에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연기에 관한 1차 판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다"며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찬성을 결정했다.[노자운 기자 jw@chosunbiz.com]▶네이버에서 '명품 경제뉴스' 조선비즈를 구독하세요▶삼성 OLED 위기론… 아이폰 미니 부진·中 패널▶"투기적 자산"… 파월, 비트코인 경고저작권자 ⓒ 조선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