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출신 30대그룹 부회장 분석단순 자문 제한적 역할 넘어간판 계열사 경영 전진배치오너家 2·3세 승계 과정서멘트 역할 톡톡히 하기도삼성·현대차·롯데·한화···공채 입사후 30년만에 승진SK E&S·LG화학·LG생건·DL글로벌 역량 갖춘 외부출신현대중·OCI 전문경영인 회장[인사이드아웃]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한 63.8세 남성. 공채 출신은 부회장까지 걸린 시간 34.5년. 입사 형태는 공채 47%, 경력 53%.'삼성·현대차·LG·SK 등 오너 체제 30대 그룹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 32명을 분석한 결과다. 부회장이 있는 그룹은 21곳으로 나타났다.월급쟁이의 꽃이라 불리는 부회장들은 과거에 비해 위상이 높아졌다. 예전엔 경영자문 등 2선으로 물러난 부회장이 많았지만, 최근엔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실무형 부회장이 많아졌다. 부회장 24명(75%)이 대표이사다. LG와 롯데, 두산, LS, DL, 코오롱 등은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LG화학, 롯데쇼핑, (주)한화, GS건설, CJ대한통운, 미래에셋대우 등 각 그룹 간판회사 CEO도 부회장이다.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인 곳도 있다. SK하이닉스와 한화솔루션이다.특히 1960~1970년대생 재계 2~3세 총수들이 등장하면서 이들과 호흡하며 그룹을 키워나가고 있는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오너 경영자에게 부회장들의 오랜 경험은 큰 자산 중 하나다.글로벌 CEO 컨설팅회사 시그니엄코리아 한만현 대표는 "예전 부회장은 오너 회장 대리인 역할을 했으며, 창업주 회장과 서로 보완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2세 또는 3세로 총수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전문경영인 부회장 체제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부회장은 2·3세 오너 일가(New Generation Family)에 대해 멘토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향후 기업들이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경영이념으로 가업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조사 대상 부회장 평균 나이는 63.8세다. 60대 부회장이 전체 71.9%(23명)였으며, 50대는 18.8%(6명)로 나타났다. 최연소는 55세인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이며, SK 부회장 2명은 모두 50대다. 70대 부회장은 김영호 KCC 부회장과 주원식 KCC글라스 부회장,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3명에 불과했다. 최연장자는 주원식 부회장(78세)이다.그룹 공채 출신 15명, 경력 입사는 17명으로 조사됐다. 사원으로 입사해 부회장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34.5년이다. DL그룹 등 젊은 총수들은 외부에서 검증받은 경력직 인재를 선호했다. 경력직은 부회장으로 영입된 사례부터 37년까지 다양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 등은 입사 때부터 부회장이었다.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은 37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사원에서 부회장까지 34.5년…공채 출신 부회장한 직장에서 사원으로 시작해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30대 그룹 전문경영인은 15명으로 집계됐다. 삼성, 현대차, 롯데, 한화, LS, 효성, 이랜드 등 부회장은 모두 공채 출신이다.1979년 입사한 부회장은 무려 4명이나 된다. 주인공은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권영수 (주)LG 부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이광우 (주)LS 부회장이다. 권영수 부회장과 이광우 부회장은 1979년 럭키금성그룹(현 LG) 입사 동기다. 권 부회장은 2015년 부회장이 됐다. 2014년 부회장에 선임된 이광우 부회장은 2008년 LS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지금까지 (주)LS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이다. 윤 부회장은 56세 때인 200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29년 만으로, 공채 출신 부회장 중 사원에서 부회장까지 걸린 시간이 가장 짧았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45년 '효성맨'이다. 그는 1976년 효성물산에 입사해 2007년 부회장이 됐다. 당시 나이 55세로, 공채 부회장 중 가장 젊은 나이에 부회장에 됐다.금춘수 (주)한화 부회장은 1978년 (주)한화 무역부문(옛 골든벨상사)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38년째 해인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18년부터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격인 (주)한화 지원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1981년 입사해 1997년 39세로 당시 최연소 이사대우를 달았으며, 2010년에 사장이 됐다. 부회장 승진은 2018년이다. 안병덕 부회장은 1982년 코오롱에 들어와 201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36년 만이다. 안 부회장은 그룹 최고참이자 가장 높은 직급이다. 코오롱엔 '회장'이 없다. 그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원앤온리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공채 출신 부회장 중 가장 젊다. 58세로, 지난해 부회장이 됐다. ◆SK·LG·DL 부회장은 글로벌 능력…CJ·두산은 삼성 출신경력직 부회장들은 글로벌 역량이 돋보인다.유정준 SK E&S 대표는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글로벌 협상 전문가로, 다보스포럼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경영진으로 꼽힌다. 그는 맥킨지, LG를 거쳐 1998년 SK에 입사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각각 글로벌기업 3M과 P&G 출신이다. 신 부회장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번째 CEO 영입 케이스다.이해욱 DL그룹 회장도 외부 출신을 선호한다. 배원복 DL(주) 부회장은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 해외마케팅 상품기획팀장, 중남미 마케팅팀장, 글로벌상품전략담당 등을 지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BNP파리바, 소프트뱅크코리아, SK텔레콤 등을 거친 전략기획 전문가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과 동현수 (주)두산 부회장은 모두 삼성 공채 출신이다. 삼성 비서실에서도 근무했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검사 경력을 갖고 있다. 금융그룹 부회장은 모두 경력직이다.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회사 창업 멤버다. 미래에셋은 1997년 창업했다.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과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1998년,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1999년,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은 2005년 미래에셋에 합류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2002년 한투(당시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현중·OCI·부영, 전문경영인 회장 체제30대 그룹 중 비오너 일가 부회장이 없은 곳은 9개사에 달했다. 현대중공업, 신세계, 한진, 부영, 현대백화점, 카카오, 교보생명, 하림, OCI 등이다. 다만 현대중공업과 OCI는 공채 출신 회장, 부영은 경제관료를 지낸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1978년부터 한 직장에서 근무하며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권 회장은 입사 38년 만인 2016년 부회장이 됐으며, 2019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백우석 OCI 회장은 1975년 동양화학공업(현 OCI) 기획실에 입사했다. 그는 2013년 부회장, 2019년 회장에 선임됐다. 부회장 38년, 회장에는 입사 후 44년이 걸렸다.신명호 부영그룹 회장은 외부 영입 사례다. 신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2018년 부영그룹 회장으로 영입됐다. 그는 재정경제원 제2차관보, 주택은행장,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 등을 지냈다.◆총수 일가 부회장 50대 주류…최창원, 정교선 지주사 대표30대 그룹 총수 일가 부회장 평균 나이는 55.5세다. 13명의 부회장의 조사한 결과다. 오너 부회장 연령대는 50대가 전체 69.2%(9명)로 다수를 차지했다. 60대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3명으로 집계됐다. 40대는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유일했다. 그는 38세 때 부회장을 달았다.오너 일가 부회장 중 대표이사는 6명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매형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대표다.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와 SK가스 대표이며, 허연수 부회장은 GS리테일 대표와 (주)GS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두산중공업 대표,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현대홈쇼핑 대표, 이우현 OCI 부회장은 이 회사 대표다. CEO 부회장들은 직접 경영 현안을 챙기며, 사업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이사다. SK디스커버리는 SK가스와 SK플라즈마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으며,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분법 인식 대상 회사다.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 지주사 SK(주)와는 지분관계가 없다.현대홈쇼핑은 사업지주회사다. 현대렌탈케어와 현대엘앤씨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한섬과 현대HCN 대주주다. 정교선 부회장은 그룹 주력 회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창원 부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를 맡아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며 "계열 분리 등 홀로서기보다는 그룹의 울타리 안에서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승환 재계·한상전문기자]▶ '경제 1위' 매일경제, 네이버에서 구독하세요▶ 이 제품은 '이렇게 만들죠' 영상으로 만나요▶ 부동산의 모든것 '매부리TV'가 펼칩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