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문화] 수다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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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새아
작성일20-09-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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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즐겁다. 꿔준 돈을 못 받거나 얼굴 붉히며 싸움박질했던 대상이 아닌 한 말이다. 지난 주말에 인왕산 둘레길을 걸었다. 내 집 뒤뜰처럼 익숙한 곳이다 보니 사람 없는 샛길로 빠졌다가 돌아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그 사이 옷은 땀에 흠뻑 젖었다.
두 시간쯤 산속을 누비다가 서촌길로 접어드는데 반가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빌라 입구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고 계시는 그분은 이곳 1층에 사는 어른이었다. 달려가 인사하며 할머니가 정리하던 재활용 쓰레기들을 손에 쥐었다. 못 만난 사이 연로한 기색이 역력한 그이가 몇 초쯤 내 쪽을 탐색했다. 마스크에 모자까지 푹 눌러쓰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저 201호에 살던 사람이에요.” 그 말과 동시에 할머니가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거의 울먹이는 소리로 그이가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 저 아래에 있던 회사까지 다른 데로 옮겼다는 소식 들은 이후에는 영 못 보게 된 줄로만 알았어.”
3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나는 이 빌라에 세 들어 살았다. 10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살며 할머니와 나는 제법 많은 걸 함께했었다. 네 평 남짓한 화단에 채소를 심고, 보름에 한 번씩 계단 물청소를 하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는 집 앞부터 저 아래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200m 남짓한 눈길을 같이 쓸었다. 그 많은 것 중 제일 즐거웠던 추억을 꼽으라면, 단연 화단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지저분하고 교양 없는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호박씨를 까는 일이었다. 특히 우리가 죽이 착착 맞아서 흉을 본 대상은 할머니 바로 윗집에 사는 202호 여성이었다. 그 젊은 여성은 발걸음이 유난히 씩씩한 데다 고성능 스피커로 늦은 밤까지 음악을 틀어대는 통에 혼자 조용히 살던 할머니를 노이로제에 시달리게 했다. 무슨 시민단체에서 일한다던 202호 입주자는 현관문을 마주 대고 사는 나에게도 눈엣가시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문밖에다 내놓는 것은 예사고 시켜 먹은 배달음식 그릇을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바람에 찌든 기름과 양념 냄새가 우리 집까지 스며들기 일쑤였다. 그러니 할머니가 ‘싹수없는 202호’를 전후좌우 시원하게 돌려 까줄 때는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이자 영혼의 짝을 잃은 후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 고문과도 같은 적막을 홀로 견디고 있다’는 광고를 내서 주위에 도움을 청한 영국 노인 윌리엄스. 영국 메트로 온라인판 캡처
함께 작업하다 보니 쓰레기 분리는 금세 끝났다. 작별인사를 하려는데 할머니가 당신 집에 가서 국수라도 말아먹자며 나를 잡았다. 잠시 혹했지만 땀에 젖은 옷에다 동행이 있었다. 어수선한 시절도 마음에 걸렸다. 다시 뵙자 말하고 돌아서는 내 옆에서 친구가 속삭였다. “근데 저 할머니 눈빛 봤어? 꼭 먼 길 떠나는 자식 배웅하는 거 같어.” 무심하게 흘렸던 친구의 말을 어제 신문을 보다 떠올렸다. ‘사랑하는 아내이자 영혼의 짝을 잃은 후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 고문과도 같은 적막을 홀로 견디고 있다’는 광고를 내서 주위에 도움을 청한 영국 노인 윌리엄스의 기사였다. 은퇴한 물리학자인 그가 내 이웃이라면 틈나는 대로 놀러 가 물리학 얘기를 청할 텐데 하는 생각과 동시에 할머니와 떨었던 수다가 못 견디게 그리워졌다. 아마 그날 그 어른도 지금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 거다. 주말에 과일이라도 사 들고 할머니에게 놀러 가야겠다. 거기 화단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조곤조곤 수다 보따리를 풀어야겠다.

지평님 황소자리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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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님 황소자리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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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인사들, 윤 총장 부인 수사 진정서 접수
강성지지층, 나경원 등 수사촉구 여론몰이
조국 사태 당시 '#그럼 누구는'과 판박이
"秋 논란 논리적 대응 안되니 독한 물타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 답변을 위해 발언대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17일 더불어민주당 강성지지층이 다수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우리가 궁금한건'이라는 태그를 인기글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나경원 전 의원의 아들 등의 사건을 언론이 취재하고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에서 사실관계로 다투기 어려워지자 물타기로 상황을 타개하려는 여권의 정략에 지지층이 움직이는 셈이다.
공개적으로 포문을 연 것은 정청래 의원이다. 지난 14일 대정부질문에서 정 의원은 나 전 의원과 윤 총장 가족을 거론하며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며 헛웃음과 함께 맞장구를 쳤다. 나아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 친여권 인사들은 이날 법무부와 검찰에 윤 총장 배우자와 장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여권과 지지층의 이 같은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도 '#그럼 누구는'이라는 식의 태그와 함께 윤 총장과 나 전 의원의 사례를 문제삼는 등 궁지에 몰릴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해왔다. '불법의 평등'을 주장한 논리적 오류라는 지적에도 개의치 않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앞서 나 전 의원 아들의 논문에 문제가 없다는 서울대의 심사결과가 나오자 "자기 편의 비리를 덮기 위해 동원하는 어법이 빚어낸 해프닝"이라며 "'그럼 누구는' 시리즈는 논리적 오류 위에 기초한 궤변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문빠(문 대통령 강성지지층) 탈출은 지능순"이라고도 했다.
여권의 물타기, 추미애 논란 따질수록 불리 판단
단독범, 쿠데타, 안중근 등 잇딴 무리수 발언
"비이성적 대응, 그만큼 급하다는 방증"
일부 지지층은 당내 합리적 발언에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전날 박용진 의원은 "군대를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에게 그들이 갖는 허탈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했었다. 법적 문제를 떠나 국민눈높이에 맞춘 도의적 수준의 사과였지만 여권 지지층은 발끈했다. 일부는 박 의원의 SNS에 "국회의원 되고싶어 민주당 들어왔으면 감사한 줄 알고 나대지 좀 말라"는 댓글을 달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추 장관 아들 논란을 '정치공세'로 묶고 지지층을 결집해 이를 돌파하겠다는 여권의 움직임으로 읽고 있다. 추 장관이 낙마할 경우, 사활을 걸고 있는 고위공직자비위수사처 설치에 차질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역으로 해석하면, 사실관계를 따질수록 정부여당이 불리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의혹만 더 쌓였고, 이제는 법무부장관의 정직성이나 거짓말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며 "여당 입장에서 보면 이 문제를 논리적, 사실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니까 다른 것을 띄워서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 지금으로선 그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 장관이 지금 물러나면 공수처가 어려워진다고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판단을 내린 것 같다"며 "그동안 대응을 천천히 하다가 단독범부터 쿠데타 세력, 안중근 비유까지 비이성적인 발언 실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급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욱 변호사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눈치를 보고 봐주기를 하지 야당의 죽은 권력을 봐줄 리가 없다. 구속된 채널에이 기자와 불구속된 윤미향 의원만 봐도 그렇지 않느냐"며 "법적 문제를 야권의 정치공세로 만드는 독한 물타기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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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으로 포문을 연 것은 정청래 의원이다. 지난 14일 대정부질문에서 정 의원은 나 전 의원과 윤 총장 가족을 거론하며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며 헛웃음과 함께 맞장구를 쳤다. 나아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 친여권 인사들은 이날 법무부와 검찰에 윤 총장 배우자와 장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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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앞서 나 전 의원 아들의 논문에 문제가 없다는 서울대의 심사결과가 나오자 "자기 편의 비리를 덮기 위해 동원하는 어법이 빚어낸 해프닝"이라며 "'그럼 누구는' 시리즈는 논리적 오류 위에 기초한 궤변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문빠(문 대통령 강성지지층) 탈출은 지능순"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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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대응, 그만큼 급하다는 방증"
일부 지지층은 당내 합리적 발언에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전날 박용진 의원은 "군대를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에게 그들이 갖는 허탈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했었다. 법적 문제를 떠나 국민눈높이에 맞춘 도의적 수준의 사과였지만 여권 지지층은 발끈했다. 일부는 박 의원의 SNS에 "국회의원 되고싶어 민주당 들어왔으면 감사한 줄 알고 나대지 좀 말라"는 댓글을 달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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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의혹만 더 쌓였고, 이제는 법무부장관의 정직성이나 거짓말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며 "여당 입장에서 보면 이 문제를 논리적, 사실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니까 다른 것을 띄워서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 지금으로선 그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 장관이 지금 물러나면 공수처가 어려워진다고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판단을 내린 것 같다"며 "그동안 대응을 천천히 하다가 단독범부터 쿠데타 세력, 안중근 비유까지 비이성적인 발언 실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급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욱 변호사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눈치를 보고 봐주기를 하지 야당의 죽은 권력을 봐줄 리가 없다. 구속된 채널에이 기자와 불구속된 윤미향 의원만 봐도 그렇지 않느냐"며 "법적 문제를 야권의 정치공세로 만드는 독한 물타기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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