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중재 능력 '시험대'… 법안 후속 조치 '속도전' 필요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News1 신웅수 기자(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3번째 수장으로 권칠승 장관이 정식 취임하면서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첫 관문인 인사청문회에서 별다른 흠결이 나오지 않으면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단 1분 만에 통과됐다. 소상공인·중소기업·벤처기업계에서도 권 장관 임명 직후 '적임자'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기부 내부에서도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권 장관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정권 말까지 힘있게 정책을 펼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권 장관 앞에 놓인 과제들은 쉽게 풀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첫 시험대는 정부는 물론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내느냐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공정경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남겨진 숙제다.권칠승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지하상가 내 소상공인 식당을 찾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권 장관은 이날 식당을 방문해 버팀목자금 지급현황을 점검했다. 2021.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기승전 '소상공인 코로나 지원'권 장관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소상공인 지원방안이다. 특히 손실보상제를 놓고 정부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야당의 집중공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손실보상제를 비롯한 소상공인 지원은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당연히 키는 기획재정부가 쥐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손실보상제 등을 정치권과 협의할 대표 부서로 기재부가 아닌 중기부를 지목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권 장관이 취임식도 생략한 채 첫 행보로 소상공인을 찾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지난 5일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난 직후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소신을 명확히 했다. 바로 '방향'보다는 '속도'다. 그는 "4차 재난지원금은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이것저것 따질 만큼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며 신속한 집행에 무게를 뒀다. 손실보상제와 관련해서도 "소급 적용이나 기준 등 법리를 따지는 것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빠르게 도움을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중기부 안팎에서는 권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방향을 잘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실적으로 중기부가 재난지원금이나 손실보상제 전체를 주도하는 것은 무리다. 예산이라는 실권도 없는데다 정치권에서도 경제부총리를 두고 권 장관을 당정협의 파트너로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권 장관이 '신속한 집행'에 무게를 두면서 발생할 수 있었던 많은 논란을 피해갔다. 소상공인 지원 자금 집행은 그동안 중기부가 해왔던 일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여당 관계자는 "지원 방식을 놓고 정부 내부에서도 아직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만약 권 장관이 전체 판을 주도하려 했다면 더 큰 혼란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욕심을 버리고 현명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월 2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남문 앞에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들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대하는 의미로 설치한 근조화환이 보이고 있다. 2020.11.2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쏟아진 규제법안, 中企 숨통 틔워줄 후속 조치는?중기부의 또 다른 정책축인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후속 조치 역시 권 장권이 풀어야 할 숙제다. 중소기업들은 주52시간 유예기간 연장과 중대재해처벌법 철회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먼저 주52시간 근로제의 경우 올해부터 2만4179개 중소기업이 적용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력·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로제의 입법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관련 법이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인적·재정적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법이라는 입장이다. 그나마 5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법에서 제외된 것이 위안거리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는 "사업주가 예산과 교육 등으로 최선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더라도 잠깐의 작업상 실수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범법자가 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과도한 입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박영순 의원 등 대전지역 정치권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절차 중단을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산업부·대전시 갈등, 어떤 해법 내놓나권 장관이 정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전시'와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먼저 산업부는 그동안 중기부 쌓인 게 많다. 청에 불과했던 중기청이 중기부로 승격됐고 예산도 대폭 늘었다. 기업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업무상 겹치는 부분도 많다. 심지어 업무 관련성을 이유로 산업부의 일부 기능과 산하기관을 중기부 아래에 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청문회에서 산자부와 중기부의 부처간 갈등 해결 문제에 대해 물었다. 이에 권 후보자는 "결국 국회와 상의를 통해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합리적으로 이야기하고, 기관 기능을 분리하고 그런 부분들까지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세종시로 청사를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대전시와 쌓인 앙금을 푸는 것도 그의 몫이다. 중기부는 지난 10월 16일 본부 조직의 세종시 이전을 위한 '세종 이전 의향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이후 대전시는 중기부의 세종 이전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권 장관은 "중기부 세종 이전에 따른 후속조치에 관심 갖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중기부가 빠진 대전청사에 중기부 산하 기관이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chohk@news1.kr▶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1] 구독하기!▶뉴스1&BBC 한글 뉴스 ▶터닝포인트 2021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