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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취약층 금융교육 75% 뚝금융정보 취득 어려운 이들 노려다단계 코인·보이스피싱 사기 기승"초·중·고 금융교육 의무화 절실평생주기 학습 통해 피해 막아야"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인경 이승현 기자] 일용직으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50대 박모 씨는 친구로부터 가상자산(코인)에 투자해 원금의 5배 수익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씨는 친구로부터 코인 전문투자 업체를 소개받았고, 이 업체는 박씨에서 500만원의 선금을 내고 코인 상장을 위해 지인 5명을 모집해 와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업체가 시키는대로 했지만 수익은커녕 500만원의 선금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코인 투자가 아닌 다단계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투자 사기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금융투자와 관련한 눈높이 교육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관련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교육이 어렵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약계층 노리는 금융범죄의 검은 손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20년 금융교육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탈북민, 다문화 가족, 불우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은 361건으로 전년대비 74.8% 줄었다. 교육을 받은 인원수도 3만9768명으로 16만1824명에서 7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금융교육 횟수가 64.0%(1만4309건→5148건), 인원이 68.8%(27만748→4만7148명)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이 더 가파르게 줄어든 셈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은 △2016년 953회(6만6203명) △2017년 1313회(13만4451명) △2018년 1420회(15만5653명) △2019년 1435회(16만1824회)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금융상품이 구조적으로 어려워지는데다 은행 문턱이 비교적 높고 정보취득이 어려운 이들을 노리는 악성 금융범죄인 보이스피싱, 고금리 불법 사금융 등이 빈번해지자 금융당국도 관련 교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금융당국의 금융교육도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이 사이 금융범죄는 급증했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유사수신 신고·상담은 692건으로 2019년(482건)보다 33% 증가했다. 특히 최근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미끼로 하는 유사수신 경제범죄는 2018년 62건(139명 검거)에서 작년 337건(537명 검거)으로 급증했다. 특히 고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속여 금융지식이 취약한 노년층이나 돈을 모으기 힘든 저소득층에 접근하고 있다. 보이스피싱도 취약계층을 주된 표적으로 노리고 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353억원으로 2019년 6720억원보다 줄었지만 금융당국 직원을 빙자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가는 등 그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금소법, 금융교육 권리 명시해놓고 방법은 규정 없어금융당국도 금융범죄를 막고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금융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금융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범죄 수법을 안내하고 수사당국이 빠르게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후행적일 수 밖에 없다. 금융소비자 스스로 위험한 상품인 지, 혹은 금융을 빙자한 사기인 지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게 최우선 과제다. 실제 지난달말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 7조에 합리적인 금융소비 생활을 위해 금융교육을 받을 권리가 명시돼 있다. 금융위 등 6개 정부부처와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한 금융교육협의회가 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육 방법이나 시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명시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금소법을 구체화해 선진국처럼 금융교육을 초등학교 의무교육부터 시작해 평생교육으로 자리잡게 하고, 장애인과 노인 등에 대한 금융교육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경우 공립학교에 다니는 11~16세 학생이라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시민권(Citizenship) 교육 과목에 금융을 포함했다. 미국도 45개 주에서 금융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해 놓은 상태다. 성인 이후의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이 힘들다면 국가가 관여할 수 있는 공교육 시절에 금융 이해 기반을 마련해놓아야 한다는 취지다. 신용제 예금보호공사 생활금융팀장은 “청소년의 금융에 대한 의사결정 능력과 책임감을 높이는 측면에서 학교 등에서 교육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취약계층을 위한 금융교육 강사나 예산 등의 확보도 중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지원이나 방안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방안과 그에 따른 예산 확보 등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인경 (5tool@edaily.co.kr)▶ #24시간 빠른 #미리보는 뉴스 #eNews+▶ 네이버에서 '이데일리 뉴스'를 만나보세요▶ 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스냅타임'＜ⓒ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