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네이버가 지난 24일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겪은 가운데, 이번 공격의 배후에 대한 여러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보안업계는 이번 공격 배후로 북한과 중국 조직을 추정하고 있다.앞서 지난 24일 네이버 PC·모바일에서는 오후 5시26분부터 40분간 뉴스, 블로그, 카페 등 일부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용자는 수차례 시도 끝에 접속에 성공해도 해당 콘텐츠가 없다고 표시되거나, 속도가 매우 느려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다.네이버는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이번 오류 원인이 '디도스 공격 때문이었다'고 발표했다. 디도스는 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악성코드를 삽입해 감염시킨 좀비 PC를 활용해 특정 시간대 공격명령을 실행, 공격 대상 컴퓨터에 동시 접속요청을 함으로써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방식의 사이버 공격이다.네이버는 지난 25일 "내부 조사 결과 어제 오류 원인이 디도스 공격 때문으로 파악됐다"며 "공격 주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조사할 예정이며, 회사 차원에서 대응장비 증설 등을 추진하고 정부와도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네이버는 지난 2009년(7.7 디도스)과 2011년(3.4 디도스)에도 디도스 공격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정부와 수사기관 등은 공격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011년 디도스 공격을 분석한 결과 "악성코드 유포 사이트와 국내 감염 좀비 PC, 외국 공격명령 서버를 정밀 분석한 결과 공격 체계와 방식, 악성코드 설계방식과 통신방식이 2009년 7월7일 발생한 디도스 공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북한 소행으로 간주했다. 7.7 디도스 공격 당시 근원지는 중국에 소재한 북한 체신성으로 확인된 바 있다.보안 업계는 이번 공격 배후 역시 북한 조직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내 보안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과 연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과거 청와대 디도스 사건 등 각종 디도스 사건에 북한 연루된 정황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이번 공격의 배후에 북한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사이버 공격의 배후를 분석할 때 '범행동기'와 '수법'을 분석하는데, 범행동기는 크게 정치적인 목적과 금전적인 목적이 있다. 디도스 공격은 랜섬웨어와 달리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네이버 오류가 디도스 공격이었단 점에서) 정치적인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이 북한, 중국, 이란, 러시아 등인데 (이번 공격은) 정치적 목적이나 민심교란 목적에서 보면 북한이 강력한 (배후) 후보라 볼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을 뿐 북한은 꾸준하게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고 덧붙였다.실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 국적 해커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연구하는 7개 유명 제약사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진행한 것을 탐지했다"고 공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킹의 표적이 된 제약업체 중 한국 업체도 포함되어있다고 언급했다.아울러 미국 법무부는 지난 2월 전 세계 은행·기업으로부터 총 13억달러 규모의 자금(법정화폐·암호화폐 등)을 빼돌린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격자 3명(박진혁, 전창혁, 김일)을 기소하기도 했다. 미국 검찰은 이들이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다만 임 교수는 이번 공격이 중국발(發)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도 사이버 공격을 많이 하는 국가 중 한 곳인데 중국은 한국과 반도체, 조선 등 여러 산업적인 부분에서 경쟁관계에 있다"며 "이들은 산업 기밀을 훔치기 위해 회사(민간)를 공격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보안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공격 배후로 특정 국가·단체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임 교수는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당시 일어난 사이버 공격도 초반에는 배후로 북한이 지목됐지만 결국 러시아 조직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며 "배후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당시 갑작스러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인터넷과 방송 시스템,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개회식 참석자 중 다수가 입장권을 출력하지 못 하는 일이 있었다. 공격자들은 공격을 북한 소행으로 돌리는 위장술까지 썼다. 미국 법무부와 영국 외무부는 지난해 해당 사건의 공격 주체가 GRU 소속의 '74455'였다고 폭로했다.글로벌 보안 전문가들은 당시 해킹 시도를 러시아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보복 행위로 해석했다. IOC가 러시아에서 발생한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의 책임을 물어 올림픽 참가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리자 사이버 공격으로 이에 보복한 것이라는 설명이다.hwayeon@news1.kr▶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1] 구독하기!▶뉴스1&BBC 한글 뉴스 ▶터닝포인트 2021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