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선 탐욕의 큰장… 대선테마주 눈길주다 땅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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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상유
작성일21-11-2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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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비중 90% 이상… 두세 배 급등대부분 선거 몇주 앞두고 거품 빠져19대 땐 개인들 186개 종목서 손실금융당국 ‘투자 경고’에 모니터링5년마다 돌아오는 대형 투기판이 이번에도 섰다. 최근 증시에서는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선거일을 종착역으로 달리는 ‘대선 테마주’ 레이스가 한창이다. 절대다수의 대선 테마주는 해당 후보와 무관하지만 판돈을 거는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나만 먹고 나오면 된다’는 생각에 지금도 수많은 개미가 뛰어들고 있다.대선 테마주의 움직임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욕망과 후보의 특성, 지지세 등이 반영된다. 선거마다 인기를 끄는 테마주의 산업군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올 때쯤이면 대부분 주가는 하락한다. 예정된 결말이지만 대선 테마주 현상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대선 테마주는 개미들 간의 매매로 몸집을 불린다.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비중은 굉장히 낮은 게 특징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신원종합개발은 올 한해 260% 상승했다. 이 기간 주식 매수량의 90.6%는 개인 투자자의 몫이었다. 외국인의 매수량 비중은 8.8%, 기관은 0.3%에 불과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테마주로 꼽히는 에이텍티앤도 올해 개인이 매수한 주식이 92.3%에 달했다.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다수 대선 테마주는 코스닥150에도 끼지 못하는 지수 비편입 종목”이라며 “기관이 아닌 개인과 대주주가 주식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한국거래소가 지난 19대 대선의 테마주 224개를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 비중은 96.6%였다. 개미들은 이 중 186개 종목(83.0%)에서 손실을 봤다. 평균 손실액은 계좌당 61만7000원이었다. 18대 대선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계좌당 70만9000원을 테마주 투자로 잃었다.테마주에 몰린 돈의 일부는 해당 기업의 최대 주주나 시세조종 세력이 가져간다. 남 연구위원은 “지난 8월까지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 100여곳을 분석했는데, 이 중 48.5%에서 최대 주주의 주식 혹은 자사주를 매각하는 이벤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주주와 회사가 결과적으로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금융감독원의 ‘19대 대선 불공정거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표이사가 자신의 회사를 대선 테마주로 띄우려고 후보와 관련된 인사를 위장 영입하고, 주가가 폭등하자 보유 주식을 매도한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19대 대선 테마주 147개 중 33개 종목에서 불공정거래 혐의를 적발해 고발 등 조치를 했다.대선 테마주 기업과 후보는 관련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 임직원이나 이사가 같은 학교를 나왔거나 동향이라는 이유만으로 엮이는 일이 많다.사정이 이러니 후보가 내세우는 이력이나 공약의 특성을 반영해 대선 테마주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선거마다 특정한 산업군이 두드러진다.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건설주 광풍이 불었다.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종합건설 업체인 이화공영을 비롯해 삼호개발, 동신건설 등이 증시를 달궜다. 특히 이화공영은 연초 2100원에서 대선 직전 6만7300원까지 32배 상승하며 정치 테마주의 대명사가 됐다.지난 대선에서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정보기술(IT) 업종이 부각됐다. 안 후보가 대주주인 안랩과 반도체 설계 기업 다믈멀티미디어 등이 테마주로 거론되며 등락을 거듭했다.이번에는 이재명 후보의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와 기본주택 관련 기업이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경기도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코나아이와 건설기업 일성건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자신의 테마주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달 3일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이재명 테마주라고 해서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봤더니 아무 관계가 없었다”며 “이재명 테마주는 다 사기”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검찰에 오래 몸담았던 윤 후보 관련 주는 상대적으로 산업적 특성이 도드라지지 않는 편이다.역대 대선을 돌아보면 테마주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대선 테마주들은 선거를 몇 주 정도 남기고 서서히 거품이 빠지는 패턴을 보인다. 선거일이 지나면 낙선자뿐 아니라 당선자 테마주의 주가도 재료 소진으로 내린다.자본시장연구원의 ‘대통령 선거 국면의 정치테마주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6~19대 대선 테마주로 분류됐던 70개 종목은 선거 전후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선거 직전 5거래일 동안 낙선자의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은6.4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선자의 CAR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에는 낙선자와 당선자 CAR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특정 후보의 테마주로 함께 분류되더라도 주가 흐름은 다를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19대 대선 테마주의 주요 특징으로 ‘종목별 순환매’를 꼽았다. 한 종목이 2일가량 반짝 상승했다가 다른 종목으로 넘어가는 양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재명·윤석열 테마주에서도 순환매가 일어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등 이슈로 연말까지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테마주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금융당국은 대선 테마주 투자를 경고하며 모니터링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에서 “대선 관련 정치 테마주 감시 강화 및 신속 조사 등을 통해 자본시장의 건전한 투자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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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놈을 때려 뽀샤야 하는데. 저 놈만 보면 내 허파가 뒤집힌다니께!"문무왕 수중릉에서 해변을 한참 우회한 31번 도로 산길로 접어들었을 때였다. 주변 산 정상과 능선 곳곳에 송전탑이 뿔처럼 솟았다. 산 너머 해변에서 시작된 송전선은 허공을 거미줄처럼 채웠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면서 곳곳에서 초병처럼 보초를 섰던 밀양 할매가 생각난 건 월성원전 때문이었다. ▲ 나선천을 따라 니아해변으로 나오니 4기의 거대한 원자로가 해안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김병기 원전을 탓하며 한 고개를 넘자 양남면 웃니마을 논을 가로지른 도로변에 우뚝 선 나무가 보였다. 경주시가 보호수로 지정한 300년 된 느티나무였다.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웠다. 고압 송전선이 머리 위로 지나가고 있지만, 정자 안에서 바라본 초록 들녘은 액자 속에 담긴 그림 한 폭 같았다. 나선천을 따라 니아해변으로 나오니 4기의 거대한 원자로가 해안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월성원자력본부 '원전제한구역' 철조망 앞에서 7년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는 월성원전이주대책위원회 천막도 보였다. 밀양 할매는 밀양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원전 때문에 그깟 고갯길 하나 넘어야 한다고 투덜댔던 내가 갑자기 민망해졌다. [주상절리] 2000만 년 전부터 그 자리에 부채꼴 모양으로 누워서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 검은 단면 위로 쪽빛 파도가 던진 흰 포말이 겹쳐지고 있었다. 현무암질의 용암이 흐르고 식으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읍천항을 지나면 나오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 지금까지 보아온 수직, 사선 형태와는 달리 수평방향으로 형성된 풍경은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주상절리였다. 2000만 년 전 신생대 때부터 부채 모양을 하고 바다에 누워 하늘만 바라보았을 것이다.▲ 읍천항을 지나면 나오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 지금까지 보아온 수직, 사선 형태와는 달리 수평방향으로 형성된 풍경은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주상절리였다.ⓒ 김병기 ▲ 울산 강동화암주상절리.ⓒ 권우성 양남면 하서천을 지나면서 자전거 내비게이션은 31번 도로를 안내했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왼쪽 길로 접어들어 해변을 끼고 페달을 굴렸다. 월성해변을 지나 양남면 수렴리의 해변의 황새바위 앞에서 멈춰 섰다. 간이전망대 앞 안내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예부터 황새가 자주 찾아 '황새바위'라고 불리며 실루엣이 군함 같아 '군함바위'로도 불립니다. 사진작가들의 일출 명소로 맑은 날 빈번한 출사가 있는 곳으로 지역의 랜드 마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동해안에는 이런 풍경이 흔했다. 이름 없는 풍경이 대부분이지만 부지런한 지자체들은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여행자를 유혹했다. 황새바위도 그 중 하나인 듯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을"텐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꽃' 시구처럼.풍경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입히면 꽃이 된다. 나와 같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잠시 잡아둔다. [강동몽돌] 지천으로 깔린 자연의 조각 ▲ 울산 강동몽돌해변.ⓒ 권우성 ▲ 울산 강동몽돌해변.ⓒ 권우성 "경로를 이탈했습니다."내비게이션은 수시로 경고음을 냈다. 하지만 기계음만 믿으면 많은 비경을 놓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길만 안내할 뿐 비경을 알려주진 않는다. 지경검문소를 지나기 전에도 그랬다. 31번 도로를 타지 않고 해안쪽으로 난 지경로로 페달을 밟았다. 길지 않은 구간이지만 암석해변을 끼고 달렸다. 절경이었다. 기암괴석 사이를 지나기도 했다.신명천을 건너면 나오는 검은 해변도 내비게이션에서는 다른 길로 스쳐가는 구간이었다. 해변길로 달리다가 강동몽돌해수욕장을 본 순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 조각가·건축가였던 미켈란젤로가 5m에 이르는 '다비드'상을 조각했을 때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는 대리석 안에 들어 있는 천사를 보았고, 그가 나올 때까지 돌을 깎아냈다."조각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그곳에 지천으로 깔린 몽돌도 그러했다. 수천만 년 전부터 파도에 쓸리고 씻기면서 모가 난 부분을 갈고 떼어내서 만들어낸 몽돌은 자연의 작은 조각품이었다. 그 넓은 대자연의 조각품 위에 나 혼자뿐이었다. 이런 걸 보려고 여행을 하는 것이다. 샌들을 벗고 몽돌 위를 걸었다. 부드러웠다. 주먹만 한 돌도 섞여 있었지만, 좁쌀이나 쌀 한 톨, 큰 것은 콩 한 톨 크기였다. 하나같이 비에 젖어 빛이 났다. 수천 년이 지난 뒤에 이곳을 지나는 시간 여행자들은 검은 모래 해변을 걷고 있을 것이다. 한참을 걸었더니 지압효과 때문인지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시원해졌다. ▲ 정자항은 참가자미 최대 집산지이다. 사진은 정자항에서 참가자미를 말리는 모습이다.ⓒ 김병기▲ 울산 정자항.ⓒ 권우성 해수욕장 부근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전국 참가자미 최대 집산지인 정자항의 아침 풍경을 보려고 나갔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도로에도 차 한 대 다니지 않았다. 가게 앞에서 사각의 나무틀로 만든 그물 건조대 위에 마름모꼴의 참가자미를 촘촘하게 널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다."오후 2시 이후에나 배들이 들어옵니다. 새벽에 나가는데 지금 들어오는 배는 없어요."그렇다고 7~8시간을 이곳에서 죽치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귀신고래'를 형상화한 정자항 남방파제 등대 앞을 어슬렁거리며 평온한 항구의 모습을 영상에 담은 뒤 출발했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강동누리길이라고 적힌 팻말이 나왔다. 지경검문소 쪽의 암석 해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해변을 끼고 달릴 맛이 났다.[대왕암공원] 거북의 등을 탄 듯, 공룡 화석의 등뼈를 밟는 듯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자전거 내비게이션만 믿으면 많은 걸 놓칠 수 있다. 우가항에서 마을길을 탔다가 길이 끊겨서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수고에는 항상 대가가 따랐다. 강동몽돌 해변에서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걸었지만, 주전몽돌해변길에서는 몽돌 위를 달렸다. 아니, 달리는 기분이었다.이뿐만이 아니었다. 내비게이션으로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 을숙도를 치면 포항부터는 해변이 아닌 내륙 도로로 안내한다. 일출 명소인 호미곶처럼 대왕암 공원도 그냥 건너뛰는 구간이다. 사실 문무왕 수중릉에서도 하루 밤을 묶으면서 충분히 감상을 했기에 그냥 지나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거리도 수십km를 단축할 수 있었다. ▲ 울산 대왕암공원.ⓒ 권우성 ▲ 울산 대왕암공원.ⓒ 권우성 울산 대왕암공원에 도착했을 때, 해안길로 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무왕의 왕비인 자의왕후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겠다 하여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건 주차장을 보면서부터였다. 문무왕 수중릉에 비해 규모부터 달랐다. 수천대의 차들이 정차할 수 있는 주차장은 꽉 차 있었다.공원 입구부터 송림이 우거졌다. 곶과 곶 사이를 연결한 출렁다리 위를 사람들이 줄지어 걸었다. 바람에 출렁이고 사람 걸음걸이에 출렁이는 다리 위에서 보면 일산만 앞바다와 도심 숲이 훤히 내다보였다. 길이가 303m, 높이가 무려 42m에 달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산책로는 그 다음부터였다.대왕암공원 북쪽의 가장 높은 벼랑 바위는 숭어 잡이를 할 때 망루를 세워 망을 보던 '수루방'(수리바위)이다. 청룡 한 마리가 살면서 오가는 뱃길을 어지럽히자 용왕이 큰 돌로 막아버렸다는 용굴(덩덕구리)에서는 쪽빛 물살이 일렁였다. 나무가 하나도 자라지 않는 불모(不毛)의 섬인 '민섬'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다. 이밖에도 탕건암, 자살바위, 처녀봉... 쩍쩍 갈라진 거북 등을 탄 듯, 선사시대 공룡 화석의 등뼈를 밟고 있는 것과 같은 기암괴석 벼랑 산책길이 이어진다. 울기 등대를 지나야 대왕암이 보인다. 기암괴석 사이에 난 철교를 건너 기암괴석 위에 올라타면 깎아지른 절벽 밑에서 일렁이는 파도와 쪽빛 바다, 산책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대왕암 공원은 길어야 30분 정도면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점심을 먹는 시간까지 합치면 2시간 넘게 걸린 듯했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울산병영성] 도망친 장수... 비운의 역사 산책길대왕암공원에서 2km정도 달려 방어진항에 도착했다. 강원도쪽 항구들은 대부분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새벽 항구에선 싱싱한 활어와 이를 배에서 내리는 어부들의 잰 손놀림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경상남도쪽은 항구는 대부분 큰 건물들이 들어차 있어서 스카이라인부터 달랐다. 갯향보다는 도심의 향기가 더 짙었다. 항구에서 나와 태화강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 현대 미포 조선소 쪽을 지날 때에는 반가운 라이더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현대 공장에서 퇴근하는 노동자들의 자전거 행렬이었다. 자출이 일상화된 사람들이 떼 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이 신기했다. 오래전 네덜란드에 갔을 때 보았던 풍경과 흡사했다. 몸에 짝 붙는 쫄쫄이 복장이 아닌 일상복 차림이었다. 이들의 뒤를 쫓으며 태화강과 합류하는 동천을 거슬러 올라 울산 병영성에 도착했다. 울산시 중구, 서동, 동동, 남외동 일원에 걸쳐 있는 이 성터는 경상좌도 병마절도사의 영성으로 조선 태종 17년(1417)에 쌓았다. '여지도서'에 따르면 성의 둘레는 9316척, 높이는 12척. ▲ 울산 경상좌도병영성.ⓒ 권우성 ▲ 울산 경상좌도병영성.ⓒ 권우성 수많은 백성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을 성곽도 도망치는 장수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부산진과 다대포를 점령한 일본의 제1선봉인 고니시 유키나가와 동래부사 송상현(宋象賢,1551~1592)이 주고받은 편지는 지금까지 회자된다. 부산 동래읍성을 겹겹이 포위한 뒤 고니시 유키나가가 송상현에게 항복을 권고했다. "싸우려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열어라."(戰則戰矣不戰則 假我道)이에 동래부사 송상현 장군은 이런 답신을 보냈다. "죽기는 쉬워도 길을 열기는 어렵다."(戰死易 假道難)당시 경상좌병사 이각(李珏)은 울산군수 이언성(李彦誠)과 함께 동래성으로 출전했지만 부산진성과 동래성이 무너지자 이에 놀라 퇴각했다고 한다. 최전선에 위치한 울산 병영성에도 영남의 13개 고을의 관군이 모였으나 좌병사 이각이 탈출하는 바람에 힘없이 함락됐다. 400여년 전,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 곳은 평화로웠다. 연인들이 함께 걸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도 있었다. 지팡이를 들고 숨을 몰아쉬며 걷는 할머니도 있었다."아저씨, 사진 좀 찍어줄 수 있어요?"5~6명의 고등학생들은 성곽 끝에 앉아서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한 뒤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굳이 과거 역사를 곱씹지 않아도 해발 45m 이하의 낮은 구릉을 이용해 타원형으로 쌓은 성곽길을 홀로 걸으면 바람 위에 올라탄 듯하다. 평균 시속 15km의 속도로 달려온 나는 깊은 숨을 들이 마시며 느릿느릿 여행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내가 간 길]문무대왕 수중릉-경주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강동몽돌해수욕장-정자항-주전몽돌해변-대왕암공원-울산병영성[인문·경관 길]양남 부채골 주상절리 :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주상절리군이다. 2012년 9월 25일에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되었다. 신생대에 이 지역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됐다.강동몽돌해변 : 울산시 북구의 어물동에서 신명동까지 이어지는 해안가이다. 울산12경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동해에서 흔하지 않은 몽돌 해변으로 유명하다.대왕암공원 : 울산광역시 동구 등대로 100에 있는 해변 공원이다. 울기등대와 대왕암, 용굴, 탕건암 등의 기암괴석과 수령 100년이 넘는 아름드리 해송 숲이 일품이다.울산 경상좌도 병영성 : 울산에 있는 조선 시대의 성이다. 태종 17년(1417)에 쌓았다. 사적 제 320호이며, 산책로이기도 하다.[사진 한 장]대왕암공원의 기암괴석[추천, 두 바퀴 길]주전몽돌해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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