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김언 시인·최은영 소설가·차근호 극작가·최돈미 번역가 수상[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제29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김언(왼쪽부터), 최은영, 차근호 수상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03. dahora83@newsis.com[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올해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시 '백지에게', 소설 '밝은 밤', 희곡 '타자기 치는 남자' 등이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제29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수상작은 시 부문 김언 '백지에게', 소설 부문 최은영 '밝은 밤', 희곡 부문 차근호 '타자기 치는 남자', 번역 부문 최돈미 '죽음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Death)' 등 4개 작품이다. 시 '백지에게'는 '쓰다'라는 자의식 아래 슬픔과 죽음을 넘어서는 아스라한 목소리를 김언 스타일로 단단하게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언 시인은 "시집 제목을 정하면서 내심 '백지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대산문학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면서 좀 더 용기를 내서 시를 쓸 수 있겠다는, 좀 더 여유있게 마음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설 '밝은 밤'은 여성 4대의 일대기를 통해 공적 영역에서 배제돼 온 여성의 역사가 장대하게 재현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은영 소설가는 "대학 때 대산대학문학상을 위해 원고를 들고 대산문화재단을 직접 찾았던 순간이 생각난다"며 "그게 10여년 전이었는데 엊그제처럼 느껴지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한편으론 그때부터 계속 소설을 쓰고 싶어했구나 하는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뷔한 지 8년이 됐는데 생각만큼 많은 작품을 쓰지 못했고 머뭇거리는 시간도 많이 있었다. 이젠 많이, 빨리 써야겠다는 생각은 좀 내려놨다"며 "천천히, 제 속도대로 제가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전했다. 희곡 '타자기 치는 남자'는 일상적 언어를 통해 억압과 권력의 폐해를 보여주고 그 피해자의 영혼을 독자와 관객들에게 환기시켰다고 평했다. 차근호 작가는 "그간 수상 후보에 오른 적은 몇 번 있었는데 상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대산문학상은 극작가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이라고 감격스런 소감을 밝혔다.차 작가는 "희곡은 특성상 문학 장르이면서 동시에 연극 요소다. 때문에 극작가들은 가끔 자기 정체성을 의심하게 된다"며 "이 상은 극작가가 문학인이라는 걸 일깨줬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제29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김언(왼쪽부터), 최은영, 차근호 수상자가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21.11.03. dahora83@newsis.com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을 번역한 최돈미 번역가는 원작에서 나타나는 죽음의 목소리와 한국적 애도 과정을 높은 가독성의 뛰어난 번역으로 영어권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 번역가는 "한국 현대 여성시를 번역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군사 독재 치하에서 한국 여성 시인들의 시가 어떠한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죽음의 자서전'은 김혜순 시인의 가장 강렬하고 실험적인 시집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산문학상 번역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수상자에게는 부문별 상금 5000만원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상패 '소나무'가 수여된다. 시,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작은 2022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출판, 소개될 예정이다.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 심사를 시행, 올해는 희곡 부문을 심사했다.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번역물을 대상으로 하는 번역 부문은 올해 4년 만에 영어로 번역된 한국문학 작품을 심사대상으로 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29일 오후 교보빌딩 23층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린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수상자, 심사위원, 주최 측 인사들이 최소인원으로 참석해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