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분기 가계·기업 신용위험 더 커질 것”금리인상에 가계대출 수요 보합 예상국내 은행들이 올해 4분기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전망이다. 정부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 억제를 목표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개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올린 데다 오는 11월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를 예정이라 4분기 가계의 신용(빚) 위험도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국내은행의 차주별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12로 집계됐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올해 4분기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전반적으로 높이겠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특히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정부의 대대적인 ‘대출 옥죄기’에 힘입어 강화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가계주택이 -15, 가계일반은 -32를 기록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관리하는 가운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조기 시행 등 고강도 추가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한다는 방침이다.반면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완화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3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대기업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 기대가, 중소기업은 중소법인·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조치 연장 등이 대출태도를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시중은행들은 4분기중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출 문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은행이 보는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20으로, 3분기(10)보다 10포인트(p) 높아졌다. 차주별로 가계가 20, 중소기업이 21, 대기업이 3 수준이다.특히 가계 신용위험은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취약차주의 소득개선 지연 우려,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비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역시 대면서비스업을 포함한 일부 취약업종,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환 능력 회복이 지연되면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대출수요의 경우 기업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반면, 가계는 보합 수준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기업은 운전자금 확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대출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 설비투자는 지난해 보다 8.8% 증가할 전망이다.가계의 경우 주택자금 수요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반자금 수요는 연소득 이내 신용대출 한도 축소 조정, 대출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뒤 한 달 반 사이 0.5%p 올라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은행이 보는 4분기 대출수요지수는 가계주택이 0, 가계일반이 -3으로 나타났다.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전망이다. 신용카드회사와 상호저축은행, 생명보험회사도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위험 역시 모든 업권에서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