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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해 지역주민의 81.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전력 소비의 22%를 담당하는 월성 원전 2~4호기가 가까스로 셧다운을 피하고 가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24일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에 대한 시민참여단 145명의 의견 수렴 결과 찬성 81.4%, 반대 11%, 모르겠다 7.6%로 나왔다고 밝혔다.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올해 3월 말 기준 포화율이 95.4%로, 2022년 3월이면 완전히 포화돼 원전 2~4호기가 모두 멈춰서게 된다. 1년7개월의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8월에 저장시설 증설에 나서야 원전이 중단되지 않고 가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주민들이 맥스터 증설에 더 많은 찬성표를 던진 것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내세워 탈핵 단체들이 원자력안전위 승인까지 받은 저장시설 증설을 반대하면서 소모적 논쟁을 벌인 데 대해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시민참여단이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으로 정부 방침을 뒤집은 것과 비슷하다. 특히 주민들이 3주간 학습 기간 중 원전 안전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찬성 비율이 급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월성 원전 2~4호기는 주민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다른 원전들의 핵연료 처리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한울원전은 2030년, 고리원전은 2031년, 한빛원전은 2029년에 각각 포화 상태에 이를 전망이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근본적인 핵연료 관리대책 없이 사안이 터지면 그제야 땜질식 처방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 확정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기본계획'까지 백지화시켜 놓고 영구 처분장 용지 선정과 중간 저장시설 및 영구처분장 건설 등에 대한 로드맵조차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방사성 폐기물은 용지 확보에 10년 이상 걸리고 영구 처분장 건설 등도 30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어느덧 발등의 불이 된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면 원전 가동 중단을 초래해 전력수급 차질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이제라도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중장기 관리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하고 여론을 감안해 성급한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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