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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중국군의 6·25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에서 40여 분간 연설했다.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장쩌민 전 주석에 이어 20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다. 그는 "항미원조전쟁에서 중국군과 북한군은 생사를 함께하며 우정을 다졌다"며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을 대표해 조선노동당에 감사한다"고 북한에 친밀감을 나타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같은 날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하고 6·25 때 전사한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 60주년과 65주년 때 열사능원을 찾았지만 10월에 참배한 건 처음이다. 시 주석의 행보에 맞춰 북·중 혈맹 을 과시하며 친선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 선양 열사릉과 단둥 항미원조기념탑에 "중국 인민 지원 열사들은 영생할 것"이라는 문구를 새긴 화환도 보냈다고 한다. 미·중 갈등이 커지자 중국은 6·25를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지원했던 전쟁이라는 의미에서 '항미원조'라면서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용하고 있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북·중 '혈맹'을 과시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 안보의 핵심 축인 한미 동맹이 삐걱대는 모습을 노출하니 걱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30일 인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을 빼놨다. 10월에 방한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결국 무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에도 도쿄에서 열린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았다가 한국에 들르지 않고 돌아갔다.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 공동기자회견을 취소했는가 하면 외교부가 10월 중순 개최하려던 한미 동맹 대화도 무산됐다. 거기에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종전 선언, 주한 미군을 둘러싼 이견 등 한미 동맹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운 요인이 겹겹이니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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