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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가 시행됐다. 각종 공공시설과 생활체육시설도 제한적으로 문을 열었다. 오는 13일부터는 순차적으로 초중고 등교수업이 시작된다. 정세균 총리는 어제 “생활 속 거리두기는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습관이 되고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지침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생활방역 수칙은 권고 사항이어서 지키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이 아닌 데다 수칙 가운데 허점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한 칸 띄어 앉기, 1 이상 거리두기 등을 권고했지만 황금연휴가 끝난 어제 출퇴근 지하철·시내버스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도 직장인 사이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수칙으로 꼽힌다.

등교수업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교실 내 에어컨·공기청정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학생들이 폭염에 시달릴 처지에 놓이자 당국이 ‘환기를 자주 하면 에어컨 사용은 괜찮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학부모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30명 이상 과밀학급은 1m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 통일된 지침 없이 학년·학급별 시차등교, 오전·오후반 운영 등을 학교 재량에 맡겨 놓은 것도 방역에 허점이 될 수 있다. 등교 선택권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8만8000여건에 이를 정도로 등교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근심이 크다. 섣불리 등교수업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은 싱가포르의 사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생활방역 전환이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의 ‘조용한 전파’ 가능성은 여전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생활방역은 개개인이 ‘방역 주체’라는 책임감을 가져야만 가능하다. 방역당국도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그간의 방역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방역수칙의 세밀한 보완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권고’ 성격의 생활방역·교실방역 수칙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이행력을 담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도 등교수업과 방역에 대비한 사안별 세부 지침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 감염 증상 기준과 대응에 관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대중교통 거리두기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2014년 수도권 직행 좌석버스 입석금지 조치 이후 특정 시간대에 전세버스·관광버스를 투입한 전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국의 창의적 대응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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