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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소위 ‘주의’에서 한단계 낮춰, 법정제재 피해간 청주방송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자사 운전기사 겸 오디오맨을 인터뷰이로 활용해 보도한 CJB청주방송에 행정지도인 '권고'가 결정됐다. 앞서 1차 심의 결과 법정제재가 의결됐으나 전체회의에서 행정지도로 최종 결정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는 1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영상취재팀 일원인 운전기사 겸 오디오맨들을 일반인 인터뷰이처럼 익명보도한 CJB청주방송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14조(객관성) 위반을 적용해 권고를 결정했다.

앞서 방송을 1차 심의하는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회의를 열고 3대 2 다수결로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방송소위는 해당 보도가 인터뷰 조작으로 확인된 데 더해 △과학적 검증이 필요한 보도인데도 인터뷰에 의존했고 △ 취재윤리를 정면 위배한 데다 데스크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으며 △회사 차원의 후속 처리도 진행되지 않은 점을 들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당시 허미숙 방송소위 위원장은 "조작 인터뷰로 드러난 데다 사실상 취재가 없었기에 제보 의도를 충족하지 못했다. 오늘 심의 결과를 잣대 삼아 후속 처리를 하겠다고 말해 행정지도에 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체회의에서 최종 심의 결과가 달라졌다.

강상현 방통심의위 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권고 의견을 내며 "보도가 제시한 문제의식 자체가 문제되진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까운 사람을 이용해 보도했다는 자체가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 같다"며 "인터뷰이 동일인을 2명인 것처럼 조작한 게 아니라면 취재 편의주의에 따른 쉬운 보도 기사를 만든 측면을 고려해 권고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 추천 강진숙 위원도 "기존에 자살사건이 있는 상황에서 취재윤리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청주방송이) 자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되고 (청주방송이 관련 심의를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권고 의견을 낸다"고 했다.

방송심의에서 법정제재(주의‧경고‧과징금)를 받으면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마다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되지만, 의견제시와 권고와 같은 행정지도의 경우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

청주방송은 2018년 8월10일 메인뉴스 'CJB 8뉴스' 리포트 "녹는 필름필터…불안한 소비자" 에서 A기업 전자담배의 유해성 의혹을 제기하며 운전기사 겸 오디오맨 2명을 일반 소비자처럼 인터뷰하도록 한 뒤 흐림·음성변조 처리해 내보냈다. 보도를 한 조아무개 기자는 이두영 당시 청주방송 대표이사(현 이사회 의장)의 사위로, 복수의 전현직 직원은 조 기자를 두고 '이 같은 취재 관행이 비일비재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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