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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려는 사람들로 약국 앞 장사진 / 백화점·영화관 휴업… 봄꽃 나들이 명소 규제 / 불안 심리 확산에 마트 식료품 코너는 '텅'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를 뒤늦게 국난(國難)으로 규정한 뒤 첫 주말이자 도쿄도(東京都)가 주말 외출 자체를 권고한 첫날인 28일 도쿄의 상당수 백화점, 영화관, 음식점 임시휴업에 들어가는 등 준(準)계엄 상태를 방불케 했다. 실내 공간뿐만 아니기 기자가 찾은 도쿄 도심 신주쿠구(新宿區) 이치가야(市谷)의 야외 낚시장도 도쿄도 방침에 따라 임시휴업을 했다. 이 낚시장은 주말엔 가족 단위 입장객이 몰리던 장소다. 외국인이 많이 찾은 가구라자카(神樂坂) 지역에서도 커피 전문점 등 상당수 가게가 문을 열지 않았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약국 앞에만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아베 신초 일본 총리가 코로나19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첫 주말인 28일 외국인이 많이 찾는 도쿄 가구라자카에의 약국 앞에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교도통신은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도쿄 내외의 사람 왕래를 억제해 오버슈트(Overshoot·감염자 폭발 사태)를 막기 위한 이례적 조치”라며 “평상시에는 붐비는 백화점, 영화관이 상당수 휴업하고 봄꽃 나들이 명소도 규제해 수도는 엄계(嚴戒)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도쿄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 당국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가 확정된 뒤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뒤늦게 경고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25일 긴급기자회견에서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평일 재택근무·야간 외출 자숙·주말 불요불급한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수도권인 가나가와(神奈川), 지바(千葉), 사이타마(埼玉), 야마나시(山梨) 4개 현도 주말 도쿄행(行) 외출을 자제하도록 주민에게 요청했다. 고이케 지사는 앞서 23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도시 록다운(Lock-down·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밝혀 사재기 사태를 야기했다.

주말 가족 단위 입장객이 몰리던 이치가야(市谷)의 야외 낚시장도 28일 문을 닫고 임시휴업을 알리는 공지문을 내걸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아베 총리는 26일 코로나19 사태를 뒤늦게 국난으로 규정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설치된 정부대책본부의 첫 회의에서 “국난이라고 할 수 있는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공공단체, 의료관계자, 사업자, 국민이 하나가 되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2017년 북한의 미사일 연쇄 발사를 국난으로 규정한 뒤 이 표현을 다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도에서는 올림픽·패럴림픽 연기 결정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25일 41명 △26일 47명 △27일 40명 발생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일본의 감염자는 2237명(크루즈선 712명 포함), 사망자는 62명(크루즈선 10명 포함)이다. 전체 치명률은 2.8%, 크루즈선을 제외한 치명률은 3.4 %이다.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일본 시민의 사재기도 계속되고 있다. 마트 측에서는 물량이 계속 입고된다는 설명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휴지를 비롯한 종이류, 라면류, 파스타면, 육류, 야채 등의 품귀가 이어지고 있다. NHK는 “도쿄도의 외출 자제령으로 식료품을 사재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도내( 都內) 슈퍼마켓에서는 품귀를 예방하기 위해 신선 식료품의 재고를 평소보다 많이 확보하고 있으니 냉정하게 쇼핑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도쿄 등 수도권과 오사카에 거주하는 한국인 26, 27일 사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상황.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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