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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하며 정기 주주총회를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텔·면세 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으면서 그간 '꽃길'만 걸어왔던 이 사장의 경영능력은 올해 중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호텔신라는 19일 서울 중구 장충사옥에서 제47기 정기 주총을 열고 이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면세점과 호텔사업 부문에서의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면서 주주들로부터 굳건한 신뢰를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지난해 면세점과 호텔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연결 기준 매출 5조7173억원, 영업이익 29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1.3%, 41.5% 각각 늘어난 수치다.

이 사장은 지난 2010년 취임 이후 큰 잡음 없이 호텔신라를 이끌어온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특히 면세점 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며 호텔신라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사장은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며 △창이국제공항 △마카오국제공항 △일본 도쿄 시내 △태국 푸껫 시내 등 총 5곳에 면세점을 열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승승장구 하던 이 사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업계는 코로나19 악재로 그의 경영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이날 주총에서 이 사장은 "연초부터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통·관광산업이 생존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대내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면세점 업계는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견디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평소 한 달 매출이 2000억원, 임대료 8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매출은 400억원으로 약 8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의 2배를 임대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매달 월평균 100억원 정도 적자를 보던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 손실이 이달에만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라면세점 또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오는 21일부터 일주일 간 김포공항점을 휴점할 예정이다.

호텔 사업도 '비상'이다. 호텔신라 는 코로나19 이후 객실점유율이 20~30%까지 낮아진 상태다. 여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새로운 호텔 브랜드인 '신라모노그램'의 베트남 다낭점 개장 시기도 미뤄지고 있다. 베트남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중구청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전통한옥 양식 호텔 설립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이 사장의 남산 한옥호텔 구상은 흔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업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갈 지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호텔신라는 19일 서울 중구 장충사옥에서 제4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 의결했다고 밝혔다.<호텔신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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