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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 마주 앉으면 성과 낼 부분 많아"…협치 의지 강조

여야 지도부와 회동, 사실상 석 달 전이 마지막…소통 확대 노력 시사

검찰개혁·공수처 법안 등 이견 해소가 관건 될 듯

자유한국당 의원과 인사하는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9.10.22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년 전 첫 회의를 열고 좀처럼 가동되지 않고 있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재개하자고 촉구하고 나서면서 청와대와 여야 간 협치가 복원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얽힌 국정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약속대로 가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한 자리에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고 분기당 1회 회의 개최를 명시한 합의문까지 채택했다.

같은 해 11월 5일 첫 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는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과 규제혁신 관련 법안 및 신산업 육성 지원 법안 처리 등에 공감대를 형성해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회 사이에 제대로 된 협치가 이뤄졌다고 할 만한 장면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번째 회의 당시 올해 2월에 두 번째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개혁법안 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 속에 이는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가동을 당부하고 나선 것은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면 야당의 협조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최근 야당에서 입시제도, 공공기관 채용·승진, 낙하산 인사, 노조의 고용세습, 병역·납세제도 개혁 등 공정과 관련한 다양한 의제를 제시했다"며 "여야정이 마주 앉으면 충분히 성과를 낼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공정'은 이날 연설에서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 방향의 키워드로 제시된 가치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공정'이라는 큰 그림 아래 포용국가와 혁신경제, 한반도 평화 등 핵심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려면 국회에서의 입법이 절실한 만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가동이 시급한 현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한편으로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가동을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문제 등으로 극한 대립을 이어갔던 야권과의 거리감을 좁히고자 하는 뜻으로도 읽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문제 등을 놓고 지난 두 달 간 여야가 극한 대립 구도를 보여온 상황에서 협치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에서는 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이 협력을 요청하는 손길을 내민 만큼 야권의 호응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여야 5당 대표와 간담회를 한 뒤로 좀처럼 국회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야당을 비롯한 국회와 소통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청와대 정무 라인을 중심으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2차 회의 개최 등을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를 놓고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탓에 이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향후 협치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연설 중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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