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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美대형은행, 60일 이내 단기거래 대해 거래 목적 입증할 필요 없어져…금융계 "환영"]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통화감독청(OCC)은 20일(현지시간) 은행들의 자기자산거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이 대형은행들의 자기자본거래를 제한하는 이른바 '볼커룰(volcker rule)'을 완화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통화감독청(OCC)은 이날 은행들의 자기자산거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했다. 개정안은 조만간 미 연방준비제도(Fed),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의 동의를 얻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볼커룰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나온 은행 부실방지 금융규제 정책이다. 볼커룰은 은행이 고수익을 얻기 위해 자기자본으로 고위험의 투기성 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대형 은행들은 거래 목적을 입증하지 못한 60일 이내의 단기 자기자본 거래를 할 수 없다. 헤지펀드 · 사모펀드 투자는 자본의 3%까지만 허용한다.

이번 개정안에선 은행의 60일 이내의 단기거래를 자기자본거래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없앴다. 은행들은 이제 단기거래를 위해 당국에 자기자본거래가 아님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 대신 ‘일련의 구체적 검사’를 통해 거래 금지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거래자본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미만인 소규모은행의 경우, 60일 이내의 단기거래를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자기자본거래 금지규정을 준수하는 것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은 볼커룰이 지나치게 복잡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꾸준히 규제완화를 요구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016년 대선운동 기간부터 볼커룰이 경제 성장을 억제한다며 금융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은행들은 볼커룰 완화를 환영했다. 케빈 프로머 금융서비스포럼 인더스트리그룹 회장은 "오늘 확정된 개정안은 오랜 기간 의회 및 금융감독 기관들의 초당적 우려를 해소했다"면서 "볼커룰을 그대로 적용하면 너무 복잡해서 결과적으로 투자자들과 저축자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볼커룰 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바마 정부 시절 FDIC 의장을 지낸 마틴 그루엔버그는 "볼커룰은 더 이상 공공 안전망의 혜택을 받는 은행과 은행 지주회사의 투기에 의미 있는 제약을 가하지 못할 것"이라며 "볼커룰이 적용되는 금융상품의 범위가 25%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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