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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 건보 보장률 70% 달성, 힘들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본격 시행되자 수익이 줄어든 동네 병·의원이 비급여 진료를 크게 늘린 탓이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0%대 초반에 그쳤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총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한 비율인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한 63.8%로 나타났다.

작년 건강보험 환자가 치료를 받으면서 발생한 의료비는 모두 93조3000억원인데, 이 중 건강보험 부담액은 59조5000억원이었다.

건강보험 부담액은 전년보다 7조원(13.3%) 증가했는데, 이 중 2조4000억원은 문 케어를 통해 투입된 것이다.

2조4000억원을 투입하고도 보장성이 1.1%포인트 증가에 그친 이유는 수익 극대화에 나선 동네의원의 비급여 진료 ‘폭주’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탓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정할 수 있고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재난적 의료비에 따른 가계 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중증·고액 질환 중심으로 의료비 지원을 늘린 게 문 케어의 핵심인데, 실제로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보장률이 지난해 68.7%를 기록, 전년 대비 3.6%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이에 반해 재정이 덜 투입된 동네의원에서는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되는 속도보다 비급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보장률은 같은 기간 2.4%포인트 오히려 하락한 57.9%로 나타났다.

동네의원 의료비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율은 22.8%로 전년보다 3.2%포인트 올랐다.

3%포인트 넘는 상승은 비급여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려는 동네 병의원이 그만큼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부르는 게 값..동네의원들 가격 마음대로 정한 뒤 비급여 권해, 동네마다 가격차도

동네의원들이 환자를 상대로 이른바 ‘건강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 비급여는 현행 건강보험 정책으로는 새로 생기는 것을 막기 힘들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건강보험 보장률 70% 목표 달성이 사실상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병원이 환자의 건강을 담보로 잇속을 챙기기에 바빠 평범한 의료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아울러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동네의원의 비급여 진료비용은 병원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만큼 들쭉날쭉한 게 현실이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3000여개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표본 조사해 분석·발표한 결과 동네의원별로 비급여 비용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비급여 진료 항목은 병원보다 동네의원이 더 비쌌다.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도수치료를 예를 들면 시술 시간과 시술자, 부위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는데, 최저금액은 1000원인데 비해 최고는 30만원으로 무려 300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평균금액은 8만9190원 정도다.

이와 관련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비급여 진료가) 1년에 1.1%포인트 늘어나는 속도로는 문재인 케어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필수 의료를 중심으로 보장성을 강화했다고 의원급 보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실손의료보험이 떠받치고 있는 비급여 양산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달성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현행 건강보험 정책으로는 새로운 비급여를 막기 힘들고 가격도 동네의원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가격 평준화 등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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